존 볼턴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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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20-07-28 [21:50]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곧 출간될 회고록에서 남-북-미 정상의 외교 협상 내용에 대해 무책임한 폭로전에 나섰다. 국제사회의 외교 규범을 무시한 행태일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시종일관 방해해온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합리화하는 파렴치한 짓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등의 막후 과정과 정상 간 대화 내용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미국 외교-안보 정책을 책임졌고 회담에도 직접 참여했던 당사자가 고위공직자의 직업윤리를 망각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정상 외교의 내용을 폭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 간 신뢰를 무너뜨리면 앞으로 과연 어느 나라가 미국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겠는가. 볼턴의 폭로는 위기의 한반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향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볼턴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볼턴의 회고록에는 시종일관 미국 패권주의를 옹호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온 그의 뒤틀린 인식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진 찍기 용으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비꼬고 문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구상을 조현병 환자 같은 생각들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한국의 역할을 멋대로 폄훼한 것이다. 청와대는 22일 한-미 정상 간의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볼턴은 네오콘의 대표적인 인물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할 때도 앞장서 한반도 평화에 훼방을 놓았다. 그는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완료해야만 제재 완화 등을 해줄 수 있다는 이른바 리비아 모델을 주장해 북-미 협상을 좌초시키려 했다. 볼턴의 회고록을 통해 우리는 미국 강경보수 세력이 북한과의 대결을 통한 한반도 긴장 고조가 미국에 유리하다고 보고 행동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다시 위기에 빠진 지금, 볼턴의 회고록은 남북관계를 단단하게 진전시켜야만 미국에 끌려 다니지 않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주한민군이 철수하면 큰일날거 같지만, 오히려 미국이 손해다. 진짜 미국이 우리나라와 혈맹이라도 되서 우리나라에 주둔하면서 지켜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젠 없을 것이다. 자기네 이익을 위해서 우리나라가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주둔하고 지키고 있는 거뿐이다. 미국은 국가의 태생적으로 세계적으로 전쟁을 하고 분쟁이 있어야 먹고사는 나라다. 극우전쟁광들, 극단적 친일파들이, 볼턴이 뭐라 떠들 든 관심 없다만, 이번 기회에 미국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는 일부 국민들이 깨어나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전략가는 극우세력이든,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체제우수성을 선전하고 중국을 견제하며 무기를 팔아먹고 대한민국을 마음대로 조정하기 위해 남북분단 상황을 유지하려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더이상 공화당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바이든 전 대통령을 찍는 것은 자신의 뿌리인 공화당을 배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CNN에 21일 말하며, 공화당의 보수원류 쟁탈전을 이번 폭로전의 배경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기 CIA국장이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직접 충돌을 대부분 배제한 회고록은 폼페이오의 코리아임무센터와 문재인 정부 비핵전략과의 연관성은 전혀 언급치 않아 한국이 더 큰 피해자가 되게 했다.

 

백악관 안보체제에서 초기 상황을 주도한 품페이오 CIA체제에서 한반도 비핵거래 상황을 주도한 KMC에 의한 중재자론과 운전자론에 치명상을 입혔다. 회고록은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 첫 제안자는 김정은 북 위원장이 아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 같은 이라고 극단적 비유를 썼고, 한-일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회고록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12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의 와중에 정 실장을 백악관 국가안보 사무실에서 만났다면서 2018년 3월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건넸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시인했다. 일본의 극우적폐들도 정권유지를 위해 한국을 때리는데 북한이 필요하고 대한민국 국력이 일본을 단번에 능가 하는걸 막기 위해 통일을 끝까지 방해할 것이다. 자주외교, 자주국방 없이 평화도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조국 미국의 국익과 자부심보다 개인의 재선과 영달을 위해서 너무나 많은 개인주의적 생쇼를 했다.

 

전통적 우방도 맹방도 고개를 가로저을 조현병적 자아도취는 세계 자유수호의 대장인 미국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러시아 중국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들에게 미국이 종이 호랑이라고 떠들고 다닌 꼴이 된 것이다. 존 볼턴은 어떠한 이유이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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