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미언대의(微言大義)를 지니고

[그리움의 엽신 ] 그 예순번째(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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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찬(본지 대표․ 경상북도 의정회 부회장)
기사입력 2009-08-24 [15:30]


고마운 모든 이들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해 12월 21일, 그간의 제 사정을 아는 울진타임즈 전경중 발행인으로부터 감격스런 제안을 받았습니다. 힘든 생활을 하면서 나를 버티게 해준 원천이 된 그립고 애절한 사연의 편지 가운데 일부를 추려서 연재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도 밝혔지만 나에게는 갖가지 애환서린 구태여 이름을 붙여 추억이라면 추억이라는 가슴 아픔인데 한 그동안 사랑하는 가족이나 그리운 친구, 고향의 선․후배님이 인연이 닿은 분들과 주고받은 그립고도 애절한 사연이라 하여도 마음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부족하고 부끄러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그러한 계기로 하여 울진타임즈에 『손경찬의 가로등』코너가 만들어지고 「그리움의 엽신」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한 두 편 사연을 올리며 지금까지 8개월이 넘게 지탱해온 것은 저의 입장과 형편을 이해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봐 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의 고마운 사람들이여!

감옥이란 곳에서는 모든 것을 단념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3년이란 세월을 그곳에 머무는 동안 평소 나에게 부족한 책 읽고 연구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때에 나에게 힘을 준 것은 사랑하는 가족에게나 그리운 사람들에게 갖가지 사연을 담아 무던히도 서신을 띄우기였습니다.

그곳에서의 생활을 자랑할 게 무엇 있겠습니까마는 오직 마음에 새긴 것은 은혜라는 단어와 ‘미언대의(微言大義)를 지니기였습니다. 미언(微言)이란 ‘뜻을 지녀 배우는 사람들이 쉽사리 터득하기 어려운 말’을 뜻하며, 대의(大義)란 ‘테두리가 되는 주요한 취지로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정신’을 말함인데, 이러한 ‘미언대의를 지녔다’고 함은 깊은 의미와 정신이 담겨져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당시에 어려움에 처해져 있던 저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신 수많은 분들에 대한 은혜가 뼈에 사무쳤고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라 하겠습니다. 이 같은 저의 맹세에 담겨져 있는 피맺힌 절규들은 ‘미언대의(微言大義)를 지녔음’이니 그 뜻을 마음에 새겨 앞으로는 더욱 매사에 신중하려 합니다.

매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세상살이에서 어렵고 힘든 세월이 있으면 반드시 좋고 기쁜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일이 있더라도 분노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아 정리하고 그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면 반드시 전화위복이 된다는 것도 지나간 날의 가슴 아린 추억을 통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언젠가 브라질의 소설가 코엘료의 작품인『7가지 대죄』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곱가지 대죄는 ①교만 ②인색 ③색욕 ④탐식 ⑤분노 ⑥질투 ⑦나태라고 합니다. 이 항목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지지 않아야하겠지만 그 가운데 ‘분노’에 대하여 말할까 합니다.

어떤 일을 당하여 심하게 화를 내고 또 걸핏하면 짜증을 내는 사람들은 역경에 빠졌을 때 차분히 대처하는 사람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화를 낼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혈액 속에 추가로 방출되기 때문인데 혈관에 좁아져 혈압이 높아진다고 하니 알아두어야 할 내용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오는 동안 대인관계에서 때로는 분노가 정의의 방편이 되기도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해주는 것도 슬기로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분노하다가 건강을 다치면 손해가 되니깐 마음 편하게 먹고 넓게 생각하는 것도 스스로를 위한 일이니 제 경우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힘든 일상에서 짜증나는 일이 있더라도 화내는 일이 없기입니다. 화내지 않고 수용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 인생에서 결국은 자신을 이기고 이웃과 동화하며 사회로 입지를 넓히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견디면 언젠가 서로 이해하는 가운데 여러분이나 저에게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신념을 가집니다.

그간 변변치 못한 저의 사연을 닮은 「그리움의 엽신」을 사랑해주시고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신 울진타임즈 독자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닙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떳떳했습니다. 앞으로 『손경찬의 가로등』을 통해 더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한없는 형제자매와 같은 정으로 아낌없는 힘을 보태준 가족, 친지, 고향 분들과 함께 활기의 근원이 되어주고 있는 딸애와 희주 이모님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보냅니다. 그리고 언제나 곁에서 삶의 정열을 보태고 있는 희주 엄마, 당신에게도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보냅니다.

2009년 8월 24일

동해바다가 보이는 언덕집에서

손 경 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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