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다시 힘을 내자

[특별기고]

가 -가 +sns공유 더보기

손경찬(본지 대표․ 전 경북도의원)
기사입력 2009-09-01 [12:58]


벌써 9월이 되었다. 개인 사적인 일이나 공적인 행사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바쁘면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내 경우는 언제나 지나쳐서 내 스스로 판단해 봐도 문제다.

변명거리로써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 나뭇가지가 말하기를 ‘나는 가만히 있고자 하는데 바람이 나를 흔들어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잔가지가 흔들림은 바람 탓이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지금 그보다 더 큰 변명은 바쁜 만큼 적당한 휴식도 필요한 말이다.

그동안 대구, 밀양 등지의 연극제와 대구에서 개최된 국제태권도행사 등 체육 분야, 또 본지에 연재 마감된 ‘그리움의 엽신’ 등으로 지난 여름을 정신없이 보냈었는데 그 여름이 가는 길목에서 최소한 오늘 하루라도 쉬면서 따로 생각해볼 내용들을 조용히 헤아려보고 싶다.

그래서 9월의 첫날을 맞아 나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바쁜 일상을 제쳐두고 조용히 생각해보고 싶다. 또한 오랫동안 만나 뵙지 못했거나 문안인사를 드리지 못한 원로 분들이나 과거에 잘 알고 지내던 분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분들을 찾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는 무더운 여름을 잘 지냈는가 안부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시간을 냈다.

평소에 존경하거나 그리운 분들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어보니 반가운 사람도 많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문안인사를 내가 자주 드리지 못하여 오히려 그분들이 나를 크게 걱정했다는데, 건강하며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오히려 나를 격려해주시고 걱정해주는 분들이다.

그럴 때마다 사람은 아무리 잘났어도 제혼자서는 못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지난날 사회생활의 전성기 때에 열심히 살면서 남을 위해 도와준 적도 많았고, 또 어려운 입장을 겪는 동안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사람사이에 꾸준한 것은 그래도 인정과 의리를 지키며 살던 사람들 간의 관계라는 생각만은 변함없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보고 성격이 급하다고 한다. 이는 대체적으로 잘못된 것을 보고 지나치지 않음을 알고 하는 말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어려운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편이다.

또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상대방의 생각과 잠시 나타난 행동을 보고도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점까지 확연히 알 수가 있다. 아마 이것은 나에게 잠재된 능력가운데 가장 장점인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겪는 수많은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서 고향친구나 어려서부터 소통하고 함께 느껴온 우정이나 인정은 변함이 없다. 나는 내가 살아오는 동안 이러한 우정과 인정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에 아직도 친구들과는 마음속에 남겨두지 않고 이야기를 다해버린다. 상대방을 위해 나를 버리면 최소한 나에게는 허물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는 법은 다 다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막장이라 하드라도 상대방을 위해 노력한다고 할 것이고, 학자들은 오로지 학자적 양심으로 학생들이나 후학을 위해 연구한다고 할 테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소비자를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사람들이 하는 일마다 나름대로 열성을 다하려는 의지는 큰데 이것은 다 희망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여름에 무더위를 잘도 견뎠다. 이제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그 무더위를 견뎌왔음은 앞으로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자.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기승을 부렸던 여름 무더위 같이 지긋지긋하던 경제의 위기도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자. 우리의 농촌 들녘이 풍요로운 그러한 가을을 맞고 싶다.


손경찬(본지 대표․ 전 경북도의원)의 다른기사보기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울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